자동차 충돌해석 CAE/충돌특성 향상을 위한 시뮬레이션의 역사와 역할

이 글에서는 유한요소법에 의한 충돌 해석 전용 코드인 ESI사의 PAM-CRASH를 이용한 수치 해석적 평가 방법과 그 대표적 유형을 살펴보고, 아울러 단순한 코드의 활용예 뿐만 아니라 자동차 충돌 특성을 위한 충돌 시뮬레이션의 역사와 역할에 대해 소개한다.

고 순 탁 / 한국ESI 기술개발사업부를 총괄하고 있으며, 자동차 충돌해석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E-Mail 주소는 kho@esi.co.kr

국내외의 자동차 충돌 안전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더불어 차량 개발 단계에서 충돌 사고시 차체에 의한 충돌 에너지 흡수 구조의 개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연구는 크게 시험에 의한 방법과 CAE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에 의한 평가 방법이 있다. 이 글에서는 유한 요소법에 의한 충돌 해석 전용 코드인 ESI사의 PAM-CRASH를 이용한 수치 해석적 평가 방법과 그 대표적 유형을 살펴보고, 아울러 단순한 코드의 활용예 뿐만 아니라 자동차 충돌 특성을 위한 충돌 시뮬레이션의 역사와 역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자동차를 개발하는 과정에는 연료의 효율적 소비를 위한 연구, 배기가스의 배출 문제, 승차감 개선, 장거리 시험, 안전 문제, 소음 문제 등의 수많은 항목의 연구가 포함된다. 대부분의 연구 항목은 서로간에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전 항목을 적절히 고려할 수 있 는 개발 컨셉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이와 같은 자동차 개발을 위한 일련의 연구 과제 중 중요한 항목이 승객의 안전도 확보를 위한 연구 항목이다. 1970년부터 93년까지 자동차 충돌 사고로부터 추출된 독일의 한 통계 자료를 보면, 자동차 대수가 증가하고 자동차의 주행거리가 증가함에도 사고시 승객의 사망 자 수는 감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의 이유는 향상된 교통 통제 시스템과 향상된 도로의 주행 조건 그리고 충돌 사고시 향상된 인명 구조 시스템 등에 힘입은 결과라 고 할 수 있으나, 근래에 생산되는 자동차의 승객 안전도 확보 및 개선을 타겟으로 한 연구 결과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즉, 에어백과 안전벨트와 같은 승객 보호 장비 뿐만 아니라 충돌 사고시 충돌 에너지를 최대로 흡수하도록 설계된 자동차 구조 개선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승객의 안전도 확보

국내외를 포함한 여러 자동차 사는 자동차 모델의 충돌특성을 고려한 차체 개발에 막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93년 폭스바겐(Volkswagen)사에서 출간된 충돌 사고의 통계 자료를 보면 서로 상이한 자동차 충돌 유형(Collision Mode)별로 분류할 때, 약 46.5%의 승객 상해 가 정면 충돌 사고로부터, 그리고 약 46%는 측면 충돌 사고로부터 기인되었으며, 다른 유형 의 충돌 사고로부터 입은 승객의 상해는 미미 것으로 보고되었다(그림 2).

이러한 통계 결과를 고려한다면, 정면 및 측면 충돌시 차량의 충돌 특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승객의 안전도 확보를 목적으로 한 각국의 규제 가 이미 시행되고 있으며 국내의 자동차사도 북미 및 유럽으로 수출을 할 때 이러한 규제를 만족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 규제의 통과 여부만이 문제가 아니라 근래에는 차량의 안전 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법규 통 과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북미와 유럽에서 시행되는 정부의 법적 규제 및 소비자 단 체의 규제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정면 충돌

미국의 경우 법적 규제는 강체 고정벽(Rigid Wall)에 30MPH의 속도로 차량을 충돌시키는 방법에 의한 평가를 NCAP 테스트에서는 35MPH의 속도로 충돌시키는 방법에 의한 평가를 하고 있다. 한편 유럽의 경우는 ECE-규제에서 상대 차량을 범퍼를 포함한 전방 부위를 모사한 변형 가능한 배리어(Deformable Barrier)에 56KPH의 속도로 40% 옵셋 충돌 (Offset-Crash)시키는 방법과 소비자 단체 시험법으로 15도 경사진 고정벽에 55KPH의 속도 로 50% OVERLAP으로 충돌하는 독일의 AMS(Auto Motor Und Sport) 테스트 등이 있다.

측면 충돌

미국의 법규(NHTSA에 의한 FMVSS214)는 차량의 측면을 3015lbs(1365kg)의 무게를 지닌 유동 배리어(Moving Deformable Barrier;MDB)가 27도 경사지어 충돌하여 승객의 상해치를 평가하도록 규정한 반면, 유럽의 법규는 950kg의 무게를 지닌 MDB가 시험 차량의 측면을 수직으로 충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미국과 유럽 그리고 정부와 소비자 단체에 의한 안전도 시험 방법에 다소 차이가 있으며, 이 모든 시험에서는 인체 모형(Dummy)을 실제 차량에 탑승시켜 승객의 상해 정도를 평가하고 있다.

차체 충돌 해석

자동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이와 같은 차량의 충돌특성 연구는 설계와 시험의 반복적인 과정을 거쳐 발전하여 왔다. 다양한 시험 방법에 따른 차량의 안전 설계를 위하여 충돌 시험의 횟수는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해석적 방법 즉, 시뮬레이션에 의존하여 이러한 시험의 횟 수를 감소시키려는 노력이 자연스럽게 대두되었다. 그러나 이론적 측면에서 충돌 현상은 대 변형 문제, 소성 변형, 접촉 처리 문제, 각 부품의 파단, 크랙(Crack)의 전달 문제 등을 포함 한 상당히 복잡한 현상으로, 시뮬레이션에 의한 충돌 시험의 모사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70년대부터 활발히 진행된 유한요소법에 의한 소프트웨어의 도움 으로 85년에 <그림 4>와 같이 약 6000개의 유한요소로 구성된 해석 모델이 탄생하였다. 당 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6,000여 개의 유한요소 모델이 최대의 것이었다. 그 이후 놀라울 만한 하드웨어의 용량 증가와 소프트웨어의 성능 및 정확도 개선에 힘입어 근래에는 엔진과 전방축, 서스펜션 및 시트와 더미 그리고 스티어링 시스템 등이 모두 포함 된 약 10만여개를 상위하는 유한요소 모델이 충돌 해석에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이와 같은 근래의 유한요소 모델은 주로 정면 충돌 조건하에 차량의 구조적 거동을 평가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수정된 차량 구조가 정면 충돌시에 차체 변형 패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수치 해석에 의한 시뮬레이션으로부터 프로토타입 시험 결과와 정확히 같은 결과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나, 적절한 근사 결과를 내고 있음이 그동안의 연구 결 과를 통하여 잘 입증되어 왔다. 이 점이 바로 오늘날 자동차 회사의 설계 부서 내에서 차체 구조의 최적화 연구에 시뮬레이션에 의한 방법이 광범위한 하나의 도구로 받아들여지는 이 유이며, 이러한 연구가 프로토타입 단계의 개발 과정에서 시험의 횟수를 줄이고 컴퓨터에 의존한 반복적인 설계 변경의 타당성 검토를 가능하게 한다.

여기서 이와 같은 충돌 해석을 위한 상세한 유한요소 모델의 생성과 검증이 아직도 시간을 요하는 작업임을 주목해야 한다. 근래에 여러 가지 유용한 스프트웨어에 의하여 CAD 서피 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편리하게 유한요소 메시(Mesh)가 가능하기는 하나, 몇몇 부품들은 모 델링 작업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일단 정면 충돌을 위한 유한요소 모델이 생성되어 이용 가능하다면 몇몇의 작은 설계 변경에 따른 충돌 해석의 목적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자동차 개발 과정에 이와 같은 시뮬레이션 기법이 사용되면서 유한요소 모델을 생성 및 변 경, 관리하는 강력한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뿐만 아니라 근래의 6만∼10만개를 상회하는 유한요소 모델은 수백만의 자유도를 가지게 되고 이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PAM-CRASH와 같이 Time-Marching에 따른 외연적 수치 해석법에 의한 코드와 이런 대 형 모델을 다루기 위한 빠른 전,후 처리기 그리고 계산을 위한 대용량 초고속의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측면 충돌의 경우 전술한 바와 같이 변형 가능한 이동벽이 시험 차량의 측면을 가격하게 되어 있다. 정면 충돌 해석의 경우 피 충돌체를 강체 고정벽으로 정의하여 사용하지만, 측면 충돌 해석에서는 부가의 MDB 모델링과 재료 특성을 검증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했다. ESI(Engineering Systems International)사에서는 수년간의 연구 개발 과정을 통하여 PAM-CRASH 코드로 계산시 사용할 수 있는 측면 충돌 해석용 MDB 및 ODB(Offset Deformable Barrier) 그리고 승객의 상해 평가를 위한 정면 및 측면 충돌 해석용 더미 (Dummy)를 개발하여 함께 제공하고 있다.

승객 거동 해석

각각의 충돌 안전 규제에서 규제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바로 승객의 상해치인데 이는 구체 적으로 더미의 가속도 값과 변형량 반응력(Reaction Force) 등이다. 비록 시험에 사용되는 더미로부터 충돌 사고시 인체가 입을 수 있는 상해를 평가할 수 있는 검증된 가속도, 변형량, 반응력 등이 추출되지만 이 기계적인 인체 모형은 복잡한 인체에 비하여 상당히 단순화된 것이다. 수치 해석적 시뮬레이션으로 더미에서 추출되는 상해치를 평가하려면, 시트와 승객 보호 장 구(시트벨트, 시트-프리텐셔너, 에어백)로 구속된 유한요소 더미의 변형량, 감가속도 등이 시험결과와 커플링되어야 한다.

기존의 승객 거동 해석은 시험 결과나 해석 결과에서 얻은 차체의 가속도 파형을 이용 별개 의 소프트웨어에 의한 해석 모델을 구성하고 이 가속 파형을 입력하여 사용하여 왔다. 이때 의 더미 모델은 스프링과 댐퍼(Damper) 및 강체의 Multi-Body로 구성된 모델이었으나, 근래의 승객 거동 해석은 차체 충돌 해석 모델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선별하여 여기에 더미를 부가하고 각종 승객 보호 장비를 모두 유한요소 모델로 구성하여 계산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PAM-CRASH(tm)에서는 차체 충돌 해석시 일정 경계를 정의하여 해석하고 이 후의 해석에서는 경계한 부분만을 추출하고 여기에 더미와 관련된 부품을 모델링하여

해석 한다(Sub-Structuring).

여기서 떠오르는 의문은 왜 처음부터 차체 구조, 더미, 승객보호 장구 등 모든 부품을 유한 요소화하여 계산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각 자동차사의 해석 전략과 연구 환경 그 리고 기존의 해석 방법에 많이 의존되어 있다. 만일 모든 구성 요소를 해석적으로 구현한다면 한 해석 모델의 규모가 약 11만∼15만개의 유한요소를 가진 모델이 될 것이며 이 모델을 대상으로 계산을 수행하는데는 최고 성능의 수퍼 컴퓨터를 전제로 한다. 또한 해석 연구의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이지 못하다. 예를 들어 운전자 승객의 에어백 성능의 최적화를 위 하여 전체 차량(Full Scale)의 모델을 사용한다면 수퍼컴퓨터에서 15∼20시간의 CPU를 소비하게 되어 다른 해석업무를 지연시키게 될 것이다.

이러한 효율성을 배경으로 해석자는 먼저 해석 모델의 규모와 적절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선택하는 일이 최우선이 된다. 승객 거동 해석에 있어서 두번째 어려움은 바로 유한요소 더미의 문제다. 현재 FTSS(First Technology Safety System)를 비롯한 몇몇 더미 개발 회사들이 유한요소 더미를 릴리즈 하여 해석 업무에 사용하고 있지만 그 어떤 더미도 정확히 검증된 것은 없다. 따라서 유럽 과 미국, 일본의 자동차 사들은 자체의 연구팀과 외부의 연구 수주를 통하여 보다 개선된 유한요소 더미의 개발에 적지않은 연구 비중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자동차공학회 (FAT; German Automotive Engineering Research Association)는 몇몇의 자동차 회사와 ESI와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와 합작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3년에 걸친 연구 끝에 측면 충돌용 FAT Dummy 시리즈를 발표하고 이를 적극 사용중이다. 이와 같은 연구 동향 은 일본도 마찬가지나 국내의 실정은 아직 소프트웨어 회사나 국외의 컨설팅 회사에 의존하 여 더미를 사용하는 입장으로 기술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한편 근래의 더미에 관한 국외의 연구는 점차 Bio-Dummy와 보다 인체에 가깝게 모델링하 려는 동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런 연구에 적지 않은 자동차 회사와 학계 소프트웨어 회사들 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내의 자동차 업계와 관련 연구 단체가 이러한 부문에 상호 경쟁의 차원이 아닌 기술 독립의 사명감과 주체적 연구의 의미로 적극적인 연구 인력의 투 자와 관심이 집중된다면 여러 측면에서 국외로의 기술 의존도가 감소할 것이다.

충돌 시뮬레이션의 확장

적극적 안전 개념의 일환으로 도로의 주행조건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미국을 비롯한 외국의 연구 기관에서 연구중에 있다. 차체 자체의 연구에만 집중되었던 안전 개념이 자동차와 자동차가 주행하는 도로의 주행 환경에까지 영역을 확장하여 도로 주변 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안전율의 향상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도로의 가드레일과 고속도로의 중앙 분리대가 충돌 사고시 얼마나 충돌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며, 나아가 그러한 주변 시설의 구조 및 재질을 변화를 통하여 에너지 흡수 구조의 개선을 연구하고 있다.

반면 국내의 실정은 아직 명확한 법규로 안정 주행 조건을 명시한 것이 없으며, 기존의 법규는 약 20여년전 제정된 것으로 현대의 차량대수와 주행 조건 등에 견주어 볼 때 비현실 적인 요소가 많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도로공사가 적극적인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음은 반 가운 일이며, 이 분야에 충돌 시뮬레이션의 역할은 작지 않은 분량을 차지할 것으로 사려 된다. 그 이유는 도로 주변 시설과의 충돌 상황을 시험으로 모두 재현하여 연구하기는 막대 한 연구 비용과 시설 투자를 요하며 아직 국내의 연구 인력이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기 때문 이다.

서진우

슈퍼컴퓨팅 전문 기업 클루닉스/ 상무(기술이사)/ 정보시스템감리사/ 시스존 블로그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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