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8] 엔지니어에게 있어 “용(勇).지(智).덕(德)” 의 필요성
용(勇).지(智).덕(德)
기술을 익힘에 있어 엔지니어와 무인의 세계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자 세계의 기술적 형태는 다르겠지만, 자신이 모르는 것을 새롭게 배워나가고,
발전시키며, 이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고자함에 있어 그 성격이 비슷하다 할수 있습니다.
무술의 세계에 있어 무술을 익힘에 필요한 세가지 정신이 있습니다.
그것은 용. 지. 덕 일것입니다.
흔히 무관에 멋진 필체로 액자에 많이 새겨진 글귀가 이것인데, 이가 뜻하는 바는
“용기가 없으면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못하고, 지혜가 없으면 배운것을 발전시키지 못하며,
덕이 없으면 그것을 지키지 못한다”
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무술을 익힘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기술 분야에 있는 엔지니어라도 필요한
정신이라 봅니다. 또한 엔지니어가 아니더라도,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필요한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양 무술의 세계에서는 인연을 중시합니다. 어떤이가 무술을 수련하게 된다면, 이는
그 사람과 해당 무술이 서로 인연이 있기에 가능하다 봅니다.
그중 가르치는 자가 배우는 자에게 첫 번째로 평가하는 것은 무술을 배우고자 하는 용기
일 것입니다. 그 사람의 용기가 있었기에 그 무술과 인연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용기를 내어 배운 무술을 재대로 익히기 위해서는 지혜로워야 할것입니다.
지혜롭지 못하면 배운것을 자기것을 만들지 못할것이고, 더 나아가 배운것을 더 이상 발전
시키지 못할것입니다. 청출어람이란 말처럼 진정한 스승은 제자을 통해 자신이 전수한 기예
를 바르게 유지하며, 자신 보다 더 나은 기예로 발전 시켜 나가길 원할것입니다.
그렇기에 지혜롭지 못한 자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진 않습니다.
이같이 익힌 무술을 올바른 곳에 사용하고, 그 무술이 전하고자하는 무도가 계속 유지되며
지키나가기 위해서는 덕이 필요하게 됩니다. 무술이 하나의 이치에 도달하게 되면 그것을
무도라고 말하는데, 이치라는 것은 결코 쉽게 얻을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랜시간동안 수 많은 고통을 견디는 인내와 의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이치에 도달한 사람들에겐 여유와 겸손이 반드시 생기게 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고통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자신과 그가 속해진 환경을 알아가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깨우치며, 성장을 멈추지 않기에 이치를 깨우친 이들에겐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에 맞설수 있는 여유와 언제나 새로운 것을 바르게 받아들일수
있는 겸손의 자세를 자연스레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많은 철학에서 덕에 대한 정의는 다른데, 그 공통점은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그것은 자신이 아닌 자신과 더불어 살아가는 자들간의 관계적 측면에서 나타난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술의 세계에서 자신의 무술만이 최고이고, 진짜라고 생각한다면 그사람
의 수련의 깊이는 한계가 생길것입니다.
세상의 옮고 그름은 사람마다 다 다르고, 시대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만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작은 우물안에 개구리 처럼 발전 없이 살다가 도태되기 쉽습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것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앞으로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만을
떠나 나와 더불어 사는 사람과 환경에 대해 이해하고, 어울리며, 자신의 것을 배풀줄
아는 소양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을 덕이라 생각합니다.
기술을 가진자가 그 기술을 활용하며, 이어가는데는 반드시 대상이 필요할것이고, 그
대상이 자신에게 한정되지 않는다면, 덕을 가지고 기술을 배푸는 자와 그렇지 못한자의
기술에 대한 가치는 분명 차이가 발생할 것입니다.
[대상에 대한 덕이 고려된 기술은 대상으로 부터 기술의 가치를 점점 더 인정 받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술은 언제가는 외면되고 사라질것입니다.]
또한 기술을 익히는 단계에서는 용기와 지혜가 더 크게 작용하겠지만, 기술을 활용하고
유지하는 단계에서 덕을 가진자와 그렇지 못한자의 자신의 기술에 대한 크기와 깊이 역시
큰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자신만이 만족하는 기술적 완성과 세상이 인정하는 기술적 완성의 의미는 다를 것이며,
세상이 인정하는 기술적 완성을 목표로 기술을 연마한 사람이 더 높고 깊은 기술을 보유
할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덕을 가진 기술자의 기술은 그렇지 못한자의 기술보다 더 큰 형태로 완성된 것이고,
세상이 더 필요로 하는 기술로 남아 유지되어 갈것입니다.
용.지.덕은 IT 세계를 이끌어 가는 구성원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라 생각되며,
특히 경력이 많을 수록 덕을 키워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경력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 덕이 없으면, 자신의 현재 가지고
있는 기술만을 사용하고자 할것이기에 더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 것입니다.
또한 동료와 같이 업무를 수행할 경우, 다른 방식의 기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에,
항상 불안에 시달리거나, 다른 동료의 업무 영역까지 관여하게 되어 몸이 피곤해
질것입니다.
또한 관리자의 경우 구성원들의 능력과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이해하지도,
배려하지도 않기에 그들을 이끄는데 많은 어려움이 발생할 것입니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그 조직은 끝내 사라지게 될것입니다.
영업의 입장에서도 용기가 없다면 새로운 사이트를 개척하지 않을 것이고, 지혜가
없다면 해당 사이트와의 계약을 성사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덕이 없다면 계약된 사이트를 통해 또 다른 사업적 연계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
입니다.
경영적 입장에서도 용기가 없다면 회사가 새로운 기회를 살리지 못할 것이고, 지혜가
없다면 사업적 성공이 어려울것이며, 덕이 없다면 언젠가는 회사의 존립을 걱정하게
될것입니다.
무한이 변화하는 기술의 세계에 있는 입장에서 조직의 구성원들이 각자 용기와 지혜와
덕을 통해 새로운 것에 항상 도전하고, 발전시키며, 유지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만
이 수십년이 지난 시점에 개인이든 기업이든 지금보다 더 큰 모습으로 남아 있을수 있을
것라 생각됩니다.
ps
동양의 철학과 도에서 항상 나오는 말에 “세상만물은 음와 양의 조화로 이루어 진다”
는 말이 있습니다.
양은 창조와 생성에 필요한 요소이고, 음은 생성된 것의 유지에 필요한 요소입니다.
음양의 존재는 서양의 물리에도 적용되는 요소로 세상의 이치가 아닌가 싶네요.
남자(양)와 여자(음) ->
자식을 놓고, 키우는 측면에서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나누어 질수있습니다.
전쟁(양)과 평화(음) ->
전쟁을 통해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평화를 통해 그 시대가 유지되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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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 음의 상호 관계 측면에서 음이 없으면 양이 존재하지 못하고, 양이 없으면 음이 필요하지 않죠.
이런 역학구성을 잘 표현한 도형이 태극이라 볼 수 있습니다. 즉 음과 양이 서로 맞물려 조화를 이루는 형태가 태극인 것이죠.
용.지.덕 역시 음과 양의 조화를 표현하는 말이 아닌가 싶네요. 용기를 통해 새로운것 창조하고 덕을 통해 그것을 유지하기 되죠. 지혜가 용기를 통해 얻은 것을 더 발전 시키며, 덕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용.지.덕을 잘 활용하면 또 다른 새로운것을 창조하고 발전하며 유지할수 있게 되는데, 이것이 여러번 반복되면서, 작은 태극을 여러개 만드는것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태극을 만들어 가는게 인생이 아닌가 싶네요.
한동안 서양물리에 대한 책을 보다가, 근래 동서양의 철학 관련 서적을 보니 생각이 이상한 형태로 나타나네요. 동양이든 서양이든, 물리든 철학이든 학문이란 많은 깨우침을 전해 주는 소중한 인류의 유산이 아닌가 싶네요. 기술과 학문의 차이가 이런게 아닌가 싶네요. 다들 학문에 정진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