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T 분야에서 전문가 되기

오효근 과장 /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고객기술지원부

안녕하세요. 저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TS로 일하고 있는 오효근 입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가슴을 뛰게 하는군요.

TS가 뭐냐구요 ? Technology Specialist의 약어 입니다. 직역하면 기술 전문가라고 번역할 수 있는데요, 내용을 들여다 보면 Technical Sales 입니다. 단어의 조합은 영어 문법이나 사고에는 어울리지는 않지만, 그래서 이상한 조합이지만, 개념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지요. 그렇다 보니 조금 바쁘게 일하기도 하고 사람들도 많이 만납니다.

그런데 최근에 IT 분야에서 2년 경력의 분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간단히 만나서 이야기 하자 라고 답변하려다가 잠시 짬을 내어 생각 해 보았습니다. 물론 저 자신은 내세울 만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가 아는 주위 분들은 왜 전문가라고 불리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제 전문가들을 묶어서 그들이라고 호칭하겠습니다.)

그들은 정확한(?) 경험을 한 사람이다.

그것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라고 불리는 것 같습니다. 좀더 들여다 보면 나보다 먼저 경험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문제에 직면했을 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방법을 찾는 사람들 입니다. 매뉴얼을 뒤지던, 개발사에게 문의를 하던, 혼자 끙끙 알던 간에 해결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접근한 사람들 입니다. 그런 다음 그러한 어려운 순간들을 가능한 정확하게 기억하는 사람들 입니다. 그들 중에는 아주 어렵고 힘든 – 정확하게 말하자면, 졸립고 다 귀찮은 – 상황에서도 기록을 잘 하는 사람도 있고 백업을 잘 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니면 그 순간 순간에 대하여 귀신 같은 기억력으로 자신의 실수와 진행 과정을 꼼꼼하게 떠 올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는 그 일에 아니 그 상황에 관한 전문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액세스라는 오피스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첫 버전에서는 한글 데이터에 대하여 정렬이 가나다순이 잘 안 되는 현상이 잠깐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 보다가 Ascii Code로 변환하는 함수 하나를 사용하여 그것은 Lib로 만든 다음 액세스 한글 정렬 전문회사로 일한 업체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저렇게 했던 테스트를 잘 기억하여서 그러한 방법을 찾았던 것입니다. 참 놀라운 일이죠 !

그들은 목표 의식을 가지고 기술을 조사한다.

그런데 전문가라고 해서 우리와 동일한 시간과 비슷한 체력을 갖고 있고 아무리 슈퍼맨이라고 특정한 시점에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서만 일을 할텐데, 실제 대해 보면 상당히 여러 분야의 기술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러한 전문성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남보다 더 뛰어날 수 있을까요 ?

지속적으로 정보를 입수한다던가, 열심히 하는 사람 앞에 당할 수 없다라는 말은 너무 일반적인 대답이라 생각됩니다. 제 생각에는 특정한 영역을 목표로 하고 집중하여 기술을 아니 지식을 축적하더군요. 제가 기술지원부 근무 시절 함께 일하던 SQL 전문가를 옆에서 관찰하고 느낀 결론입니다. 그 분은 당면한 문제가 없는 경우에도 DBCC 문장들을 조사하고, 테스트하고, 문서화 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야근까지 하면서 말입니다. 또한 SQL Server의 Storage Engine에 대하여 자세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명령어를 써서 정말 그러한지 테스트를 하더군요. 그분은 그런 식으로 지속적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처음에도 전문가 였는데, 나중에는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기술 전문가가 되어 있더군요.

그런데 참 재미 있는 현상은 한 두 가지 영역에서 깊이 들어가면, 주변 기술 영역이 목걸이 줄에 꿰어 있는 진주라도 되듯이, 자연스럽게 전문 영역으로 흡수 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묻기를 주저 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 부분에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제가 말하려는 묻는 대상은 단지 사람만이 아닙니다.그 대상은 책도 되고 매뉴얼이나 시스템이 전달하는 메시지도 있습니다. 특히 에러 로그 또는 시스템 로그는 외울 정도로 들여다 봅니다. 또한 그 동안 시스템을 운영해온 사람들이 말하는 경험도 귀담아 듣습니다. 그러한 정보에서는 문제의 패턴 또는 문제의 원인이 될만한 후보를 찾아 낼 수 있으니까. 그들은 또한 newsgroup도 잘 이용하고 community 활동도 활발하다. 그러는 사이에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경계가 분명해지고, 반대로 유추하는 능력이 증가하여 나중에는 아는 영역이 더 많아지게 됩니다. 마치 모자이크를 채울 때 전체의 여기 저기 조각을 보면서 전체 그림을 유추할 수 있게 되고, 어딘지 전혀 짐작도 안되던 조각의 위치도 분명해지면서 속도가 빨라 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예전에 모시던 한 교수님은 자신의 직접 작성한 설계 SPEC을 Review할 때 그분도 이미 운영체제의 Object Pooling 및 Threading 기법을 알고 계셨음에도, 실제 Coding 상의 기술을 반복적으로 묻고 확인하셨습니다. 그분 자신도 잘 아시는 내용이고 재 조사를 통해 이미 확인한 내용임에도 확인 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한 두 가지를 설명드리고 나면 더 적합한 모형으로 설계가 보정되곤 하였습니다.

그들은 실패를 주저하지 않는다. 아니, 실패에 대한 분석을 꼭 한다 !

이 말은 결국에는 적었지만 – 조금 과장하면 100번은 망설인 다음에야 적었지만 – 그러나 여전히 적합한 설명이라 생각됩니다. 실제 의외로 많은 전문가들은 정말 여러 번 테스트합니다. 그러나 막무가내형과 전문가의 차이는 그래서 신뢰가 가지 않는 경험자와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의 차이는, 그러한 테스트 후에 결과를 분석 한다는 것입니다. 잘된 테스트이든 잘못된 테스트이든 그것의 결과와 원인의 관계를 분석하고 그것을 이야기 하여 재 검증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한 반복된 분석 경험 때문에 그들은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도 척척 해결책을 내 놓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전문가라는 확신을 잃지 않는다 !

물론 가끔은 천부적인 재능이 아닌가 천성이 아닌가 싶은 사람도 만나기는 하지만, 그래서 내가 참 작아 보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언제나 자신감이 가득한 전문가를 보는 일은 즐거운 일입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내 주변에 아니 우리 주변에 있기 때문에, 우리들이 선택한 기술적인 결정이 옳다는 아니 전문가들에 의해 검증을 받았다는 생각에 덩달아 확신을 갖게 됩니다. 저만 그런가요 ?

그들, 전문가들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해 보았는데요, 여러분은 누구를 전문가라고 부르시나요? 어떤 관점에서 보면 IT에 종사하는 우리 모두가 전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하튼 전문가들과 함께 멋진 시스템을 꾸려 나가시길 바랍니다. 전문가들, 그들은 참 멋진 사람들 입니다 !

전 언제나 전문가가 되려나…

서진우

슈퍼컴퓨팅 전문 기업 클루닉스/ 상무(기술이사)/ 정보시스템감리사/ 시스존 블로그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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